작성자: KI6DWW
Updated on 09/21/2010
길위에서의 생각 ... (류 시화)
집이 없는 자는 집을 그리워하고
집이 있는 자는 빈 들녘의 바람을 그리워한다 .
나 집을 떠나 길위에 서서 생각하니
삶에서 잃은 것도 없도 얻은 것도 없다 .
모든 것들이 빈 들녘의 바람처럼
세월을 몰고 다만 멀어져갔다 .
어떤 자는 울면서 웃을 날을 그리워하고
웃는 자는 또 웃음 끝에 다가올 울음을 두려워한다 .
나 길가에 피어난 풀에게 묻는다 .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으며
또 무엇을 위해 살지 않았는가를
살아있는 자는 죽을 것을 염려하고
죽어가는 자는 더 살지 못했음을 아쉬워한다 .
자유가 없는 자는 자유를 그리워하고
어떤 나그네는 자유에 지쳐 길위에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