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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A

제목: 중앙일보 10월 19일자 이 아침에 칼럼 원본

작성자: KM6CNY
Updated on 10/21/2019

                            

                           위급한 상황을 무전기로

 

     화장실이 가고 싶다. 배도 고프다. 으슬으슬 추위가 느껴진다. 남편의 귀가를

기다리는 아내는 눕지도 먹지도 못하고 손전화만 으스러지게 잡고 안절부절 서성

일 텐데. 전화는 불통이다. 팜데일 방면에 일이 있어서 출장을 갔다가 늦은 시간에

귀가 길에 올랐으나 산길에 갇혔다는 소식이 무전기를 통해 들려온다. 밤을 뜬눈

으로 차에서 새고, 해 뜬 다음에 무선기로 HAM 멤버들에게 SOS를 친다. 아내에

게 전화로 자신의 상태를 좀 전해달라는 부탁이다.

     1010, 11일 이틀 동안, 포터렌치 지역 산불 상황을 실시간 중계하는 텔

레비전을 본다. 마침 무전기를 울리는 대화는 여러 회원들이 동참을 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구조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재난, 재해 발생 시 요긴하게 소통이 가능한

무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아마츄어 래디오 HAM 클럽의 회원 중 한 사람이 직면한

문제다.

     프리웨이가 차단되고, 우회해서라도 집으로 갈 수 있는 길을 택해서 엔젤레스

퍼레스트 산길로 들어선 것까지는 잘한 선택이다. 밤도 늦었는데 그 길에 들어선

차량들이 헤일 수조차 없다는 현실이 이해 안 되지만 혼자인 것 보다는 위로가 된

. 결국 밤새, 산길은 끝이 안 보이는 차들로 꽉 채워진 파킹장 모양새다. 한참을

쉬다가 잠깐 움직여 이동을 하고 또 다시 긴 멈춤의 시간들이 반복되면서 밤이 떠

나고 해가 얼굴을 보인다.

     다른 회원들이 잠에서 깨어 일상을 시작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다림 끝에 무전

기를 이용해서 회원들을 불러낸다. 주위가 산으로 둘러 싸여 전파가 뚫고 드나들

지 못하는 지역이다. 다행하게도 우리 무선협회 KARArepeter가 가까워서

우리끼리의 대화는 문제없다. 남자 회원들의 콜링에 볼일 없이 나서지 않는 평상

시 버릇대로 monitering 하면서 나는 잠자코 텔레비전의 화면만 주시한다.

시 가장 분주하게 누구에게나 응답하는 ET 회장님의 밝은 음성이 들린다. 의례적

인 아침인사로 시작 된 대화에, 생각지도 못했던 고립상태를 알리며 제일 먼저 무

소식에 애태울 가족에게 전화를 대신 부탁하는 다급함이 들린 거다.

     불러주는 그 회원 아내의 전번을 나도 적어 내려간다. 누가 먼저든 전화부터 해

서 가족을 안심시켜야 한다. 이어지는 대화는, 비상시 그 지점을 통과할 수 있는

패스를 가진 회장님이 손수 필수용품들을 마련해서 출동하겠단다. 그 때 마침 텔

레비전 화면에 샌드캐년에 즐비하게 늘어진 차량들을 실시간 중계하는 헬기가 떴다.

     결국 에어에 참가해서 내가 실시간 중계를 한다. 차량들이 이동하는 속도가 바

람직하니까 너무 걱정들 말자고, 저 차량들 속에 EY님 차도 있을 테니 곧 귀가 하

게 될 것이라고.

     호된 두려움의 밤을 홀로 지내면서도 손에 쥔 무전기 때문에 안심하고 해뜨기

를 기다릴 수 있었을 게다. HAM 생활 20여 년 베테랑 회원이 당한 비상상태지만

우리 모두는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고 없이 닥치는 위급한 상황에 대처

할 방법은 무엇일까.  


KM6CNY

KARA 홍보차원에서 써서 중앙일보에 올린 글입니다. 혹여 제 무지로 틀린 정보가 있다면 지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0/21/2019 17:13 Delete
NY6KC

좋은 글을 현실감 넘치게 신문에 기고를 하셨군요. 잘 읽고 갑니다. 햄을 모르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됐고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자신의 장비를 잘 정비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될거 같군요. 수고하셨습니다.

 10/23/2019 17:13 Delete
AI6EY

어쩌면 세상에,.. 제가처한 상황을 생생하게 과장됨 없이 표현해 주셨네요,..
감사
초조함 속에 어떤이는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주먹으로 자기자동차를 주먹으로 치면서..
괴성을 질러 대구요,..
사태가 좀심각해 오랫만에 차량에 보관된 권총을 꺼내어 실탄장전 하면서,..
별에별 생각이 다들더라구요,

 10/23/2019 22:58 Delete
KM6CNY

KC님, 칭찬 주셔서 감사합니다. 누가 읽었는지, 과연 어떻게 전달이 됐는지, 글 발표하고 나면 이어지는 궁금증에 거의 절필 하고플때도 있거든요. 이렇게 반응 주시면 춤도 출 수 있답니다. ㅎㅎ 날마다 아침이면 KC님표 오믈렛이 눈앞에서 왔다리 갔다리, 내년 캠핑까지 우째 기다릴까요?

 10/24/2019 10:34 Delete
KM6CNY

EY님, 극한 상황에서 벗어나 음식을 입에 넣고, 필요함을 충전하게 됐을 때, AIR 에서 상황 보고 하셨나요? 제가 계속 모니터를 못해서 궁금했었는데. 안도의 숨을 쉬면서 소식 듣고 궁금해 하는 회원들 생각 하셨나 모르겠어요. 며칠 후 말고, 즉각 알려주셨나??? 그것이 알고 싶다요.

 10/24/2019 10:40 Delete
AI6EY

산속에 갇혀 있다가 빠져나오니 너무나도 평온한 모습에 화가 났슴니다..
가까운곳에서 개스부터 만땅채우고 에어로 et회장님께 상황종료 보고드리고..
근처 타이 음식점에서 식사.그리고 아내한테 전화통화....너무나도 감사하고 고맙더라구요..
긴장이 풀어지면서...졸음...참아가며...
일과 생활시작 ...

 10/24/2019 13:20 Delete
K6ET

와 ~ ~ ..... ㅎ 모든글을 일축해서 ...ㅎㅎ 모듬분들이 좋은글표현을 해주셔서 et는 표할길이엄서요...ㅋ..모두들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리며 특히 cny 님의 화두와 언변에...ㅎㅎ 감사합니다.
et님 애쓰셨구요 cny 님.왔칭과 모니터역쉬 감사드립니다..ㅎㅎ kc님이하 모든회원분들이 지난번 지진때와 이번 ey님계기로 비상통신망 구축은 많은강조를하여도 부족함이있다 할것입니다..실제내가 ey님 상황들이 되신다면요....

 10/24/2019 22:29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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