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아마추어무선과 나
나는 아버님 덕분에 어려서부터 전자와 통신 관련 분야에 남다른 눈을 뜰 수가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아버님은 전축, 카메라, 무전기 등을 수집하셨고 여가를 이용하여 라디오 제작, 사진촬영, 음악 감상을 하셨으며, 밤이면 단파라디오로 해외방송(NHK, VOA등)을 청취하는 등 많은 취미활동을 하셨다.
(참고로 필자 아버님은 엔지니어도 아니셨고 한국투자신탁(주) 초대 대표이사를 지내신 금융인이시며, 국전 서예 초대작가이시기도 하다. 또한 한국 아마추어무선연맹 이사장도 역임하셨다.)
그 당시는 6.25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마 어느 누구도 이 정도의 취미생활은 상상조차 못했을 때다. 아버지 어께 너머로 가장 초보단계인 광석라디오 제작으로부터 진공관, 트랜지스터, 나중에는 IC까지 모두 만져 볼 수 있었으니, 나는 얼마나 행운아이었던가!
또 그 당시는 청계천이 복구되기 전이여서 개천 양변에 천막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고, 지금 세운상가 주변에는 리어카에 군용 불하물품 등을 잔뜩 싣고 나와서 물건을 파는 장사꾼들이 많이 있었다.
말이 국용 중고 불하물품이지 돈만 주면 신품까지 무엇이든지 살 수가 있었다.
우스갯말로 그곳에서 파는 장사꾼들의 장비를 모두 수집한다면 군대 2개 사단은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그러니 요즈음 햄 하는 분들은 잘 이해가 안 되겠지만 BC779, BC342, S-38, 75A4, R-100 등 각종 군용 송수신기와 수없이 많은 기계들을 보고 만져 볼 수가 있었다.
물론 요즈음까지도 명기로 불리는 KWM2-A 등 각종 콜린스 장비까지 말이다.
장사꾼들이 물건을 팔고는 있었지만 도대체 그 장비들을 무엇에 사용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다.
덕분에 장사꾼과 흥정만 잘 하는 날이면 횡재를 할 수도 있었다.
언제 다시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런 날이 다시는 올 수 없을 거다.
이쯤 되니 내 책가방 속에는 잘 읽을 줄도 모르는 일본 전파 서적과 라디오 부품들이 항상 들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있던 BC312라는 군용 단파수신기로 다이얼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7030Khz부근에서 우연히 한국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요즈음같이 오리소리를 내는 단측파대(SSB) 전파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일반 방송국처럼 AM을 사용하면서 서로 농담도하고 노래도 하며, 송신 시작과 말미에는 꼭 여기는 HM1AA, AB, BB 등 자기 개인호출부호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버님께 여쭈어 보았더니 이게 바로 아마추어무선(HAM)이라고 알려 주시면서 미국에 계신 아저씨(배명승 박사)도 햄을 하셨다고 하신다.
나는 매일 밤만 되면 이들의 교신 내용을 듣느라고 밤이 새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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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다음카페 에서 발췌를 했슴니다..
더 읽기를 원하시는분은 카페에서 아니면 배원근 오엠님께
요청하시면 될듯 함니다..
카페 관계자님과 저작자님께 양해를 구하지못한점 죄송함니다..
우리나라 햄역사에..찬란한 꽃을 피웠던 분이라...
당국이 그때 시절, 한국햄 부흥기 수혜자로서
반가와서 옮겨 봤슴니다..